루이비통 리폼(Reform) 행위의 상표의 사용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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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3-03 09:52본문

루이비통 리폼(Reform) 행위의 상표의 사용 여부 검토
- 대상판결: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4다311181 판결 -
1. 대상판결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4다311181 판결은 등록상표가 표시된 명품 가방의 소유자가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리폼을 의뢰한 경우, 리폼업자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최초의 판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2. 사실관계
이 사건에서 피고는 명품 가방 소유자들로부터 개인적 사용을 위한 리폼 요청을 받아 가방을 다른 형태의 제품으로 가공한 후 이를 다시 소유자에게 반환하였다. 이에 상표권자인 원고는 피고의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피고의 행위를 상표권 침해로 보았으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3. 하급심의 판단 – 상표의 사용 부분
가. 제1심 법원의 판단(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12 선고 2022가합 513476판결)
제1심 법원은 원칙적으로 상품을 양도하면 상표권이 소진되나, 본 사안의 경우 동일성을 해하는 가공 또는 수선을 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상표권이 소진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상표의 사용의 전제인 상품성과 관련해서는 이 사건 리폼 제품이 가방이나 지갑으로서 교환가치가 있고, 시장 유통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상품인 점을 긍정하였다. 상표의 사용과 관련해서는 반복적 방법으로 출처를 드러내고, 일반 소비자의 출처 혼동 가능성, 원고가 이 사건 리폼 제품과 유사한 지갑 및 가방을 판매한 점을 고려할때 상표의 사용을 긍정하였다.
나. 항소심 법원의 판단(특허법원 2024. 10. 28. 선고 2023나11283 판결)
항소심 법원은 리폼의 과정, 이 사건 리폼 전 제품과 리폼 후 제품의 차이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리폼 전 제품을 완전히 해체하여 그 부품을 절단한 다음 리폼 전 제품의 부품을 원자재로 재활용하여 물리·화학적 처리, 박음질, 부품들의 부착, 상표의 부착 등의 공정을 거쳐, 리폼 전 제품과 비교할 때 제품의 개수(리폼 전 제품 1개로부터 새로운 제품 2개 이상을 제조한 경우도 있다), 크기, 용적, 모양, 형태, 기능 등이 심하게 다른 새로운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며, 이 사건 리폼 제품의 경우 종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반면, 단순한 수선 또는 장식의 경우 종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가능한 점에서 이 사건 리폼은 단순한 수선 또는 장식과 구별된다고 하였다.
4. 대법원의 판단
가. 대법원은 먼저 다음과 같은 일반 법리를 설시하였다.
등록상표가 표시된 상품의 소유자가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이를 변형·가공하는 이른바 리폼 행위를 하는 경우, 그 결과물이 거래시장에 유통되지 않고 개인적 용도로만 사용되는 한, 리폼 제품에 상표가 표시되어 있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이러한 법리는 리폼업자가 소유자의 의뢰를 받아 리폼을 수행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았다.
나. 예외 법리
다만,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예외를 명시하였다.
형식적으로는 개인적 사용을 위한 리폼처럼 보이더라도, 리폼업자가 리폼 과정을 실질적으로 지배·주도하고 리폼 제품을 생산·판매하여 이를 자신의 제품으로서 거래시장에 유통시킨 것으로 평가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리폼 과정에서의 상표 표시가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여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다. 판단 기준
대법원은 위 특별한 사정의 판단 요소로서 다음 사항들을 종합 고려하여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리폼 요청의 경위와 내용
-리폼 제품의 목적·형태·수량
-최종 의사결정의 주체
-리폼 대가의 성격
-사용된 재료의 출처 및 비중
-리폼 제품의 소유관계
그리고 이러한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상표권자에게 있다고 하였다.
5. 대법원 판례 검토
가. 상표권 소진이론
원칙적으로 상표권자가 상품을 양도하면 그 상품에 화체된 상표권은 소진되어 상표권자는 그 상품에 대해서는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리폼은 상표권이 소진된 물건의 파손되거나 고장난 부분을 수리하는 것을 넘어 원래 물건을 해체하여 새로운 물건을 제조하는 행위를 말하므로 소진이론에도 불구하고 상표권자가 침해를 주장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된다.
특히, 원래 물건을 해체하여 상표권자가 판매하는 다른 크기의 변형물건이 여러 개 제작되어 시장에 유통되는 경우, 변형물건에 대한 상품의 수요가 감소하여 상표권자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받을 수 있다.
나. 상표의 사용
“상표의 사용”이란 아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양도ㆍ인도하거나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제공하는 행위 또는 이를 목적으로 전시하거나 수출ㆍ수입하는 행위
-외국에서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운송업자 등 타인을 통하여 국내에 공급하는 행위
-상품에 관한 광고ㆍ정가표ㆍ거래서류, 그 밖의 수단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
그리고,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에는 아래의 어느 하나의 방법으로 표시하는 행위가 포함된다(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2호).
-표장의 형상이나 소리 또는 냄새로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제공되는 정보에 전자적 방법으로 표시하는 행위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은 단순히 표장을 부착하는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그것이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여 수요자에게 혼동을 줄 가능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리폼 제품이 거래시장에 유통되지 않고 소유자 개인의 용도로만 사용되는 경우, 설령 그 과정에서 상표가 노출되더라도 이를 상표법상 금지되는 ‘사용’으로 보지 않았다. 이는 상표법의 보호 대상인 ‘출처 식별 기능’은 시장 내 유통 과정에서 발휘되는 것이지, 사적 영역에서의 소유물 활용 단계까지 확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대법원은 리폼업자를 소유자의 권리 행사를 돕는 ‘기술적 보조자’로 규정하였다. 리폼의 주체적 의사가 소유자에게 있고 결과물이 다시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구조라면, 업자의 가공 행위는 독자적인 상품의 제조가 아닌 서비스의 제공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다. 상품의 동일성
원래 제품에 변형이 가해지더라도 원래 제품과 변형이 가해진 제품 사이의 상품의 동일성이 인정되면 상표권 침해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즉, 상표권이 소진된 물건에 일부 수선을 가하는 행위는 상품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본다.
골프공 브랜드 ‘TITLEIST’의 제품 표면의 페인트 등을 제거 후 새로운 페인트로 덧칠하여 재판매한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기존 제품과의 차이가 크지 아니한 점, 수요자에게 오인이나 혼동 가능성이 없는 점 등을 주요 근거로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지 아니하였다(Nitro Leisure Products, L.L.C. v. Acushnet Co., 341 F.3d 1356 (2003)).
Rolex 시계를 수리하여 판매한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피고가 Rolex 부품이 없는 시계에 Rolex 표시를 한 행위, Rolex가 아닌 시곗줄에 Rolex 표시를 한 행위는 상표권 침해라고 보았다. 다만 판매자의 영구적, 독립적 상표를 부착하거나, 광고물 등에 Rolex 부품이 아니라고 표시하는 경우 수리한 시계를 판매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원고가 제작한 시계의 본체를 활용하였더라도 피고의 수리행위는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행위라고 보았고, 수요자의 혼동가능성을 고려할 때 1심 법원이 제시한 사항을 이행한다고 하여도 수리한 Rolex 시계를 판매할 수 없다고 하였다(Rolex Watch, U.S.A., Inc. v. Michel Co., 179 F.3d 704 (1999)).
국내 판례로서 상표권자의 등록상표(후지필름(FUJIFILM))가 각인된 1회용 카메라의 빈 용기를 수집하여 다시 필름을 장전하고 일부 포장을 새롭게 하여 제조하여 판매한 사건이다. 법원은 “1회용 카메라로서의 수명이 다하여 더 이상 상품으로서 아무런 가치가 남아 있지 아니한 카메라 몸체를 이용하여 1회용 카메라의 성능이나 품질면에서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부분인 새로운 필름(타회사 제품) 등을 갈아 끼우고 새로운 포장을 한 것은 단순한 가공이나 수리의 범위를 넘어 상품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로 본래의 품질이나 형상에 변경을 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 소진이론의 적용을 부정하였다(대법원 2003. 4. 11.선고 2002도3445 판결)
기존 대법원 판례는 원제품의 본질적 부분을 변경하여 새로운 품질이나 형상을 갖추게 되면 ‘상품의 동일성’이 상실되어 상표권 소진 이론의 적용이 부정된다고 보았다.
항소심은 리폼을 물리적 형태의 완전한 변화(가방→지갑)로 보아 동일성이 파괴된 ‘제조’ 행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물리적 변형보다 ‘경제적 유통 경로’에 주목하였다. 즉, 소유자가 이미 대가를 지불하고 취득한 상품에 대해 변형권을 행사하는 범위 내라면, 상품의 형상이 바뀌더라도 상표권자가 그 사적인 사용권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6. 판결의 의의 및 향후 영향
가. 소유권과 상표권의 균형 재정립
그간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한 상표권자의 권리 주장이 강했으나 본 판결은 “적법하게 유통된 상품의 물리적 처분권은 소유자에게 있다”는 민법상 소유권의 원칙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나. ‘유통 가능성’을 침해 판단의 실질적 기준으로 제시
과거에는 ‘얼마나 변형되었나(물리적 동일성)’가 중요했다면, 본 판결 이후로는 ‘해당 물품이 거래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가(시장성)’가 침해 여부를 가르는 잣대가 되었다.
다. 입증 책임의 명확화
대법원은 리폼업자가 이를 자신의 상품처럼 유통시켰다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입증 책임을 상표권자에게 부여하였다.
특허법인 아이더스 배진효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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